가슴에 남은 여행

박선희


맑은 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축복받은 일이다. 혹시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이였지만, 운 좋게도 마쯔야마에 가는 날은 맑은 날이였다. 마쯔야마 공항에 내리니, 푸른 하늘과 신선한 공기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겨울의 추위가 느껴졌지만, 너무나도 따스한 햇살에 기분마저 따뜻해졌다.


마쯔야마 공항에서 우리가 이번에 머문 시내에 있는 도큐인까지는 리무진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놀랍게도 버스 안에서는 일본어, 영어, 한국어, 중국어등의 4개국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그 안내방송에는 마쯔야마의 기념품 소개도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버스 안에서 기념품 선전이라니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점점 듣고있는 사이에 나는 이미 돌아가는 길에 살 기념품을 정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안내방송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라고 생각된다.


복잡한 동경의 풍경과는 달리 마쯔야마는 왠지 평화롭게 보였다.어디에서나 보이는 산과 옛날 전철이 달리고있는 모습은 마치 작은 영화 셋트장같은 분위기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내 눈길을 끌은 것은 길 위에 있는 선로를 달리는 작은 전차였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몇번인가 본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본 적이 없었기에 굉장히 흥미로웠다. ‘아기자함’ ,’초록빛’ 이것이 내가 느낀 마쯔야마의 첫 인상이였다.


낮에는 마쯔야마 JAL지점에서 일하고 계신 히노씨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하였다. 히노씨는 특별히 우리들을 위하여 마쯔야마의 정보가 적힌 여러가지의 자료들을 가지고 와 주셨다. 점심식사로 간 레스토랑 역시 히노씨가 추천해 주신 곳으로, 마쯔야마에서 나는 유명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요리를 해 주는 곳이였다. 내가 선택한 도미요리는 지금까지 먹어본 도미 요리와는 먹는 방법도 맛도 굉장히 특이했다. 점심 식사 후에는 마쯔야마 성에 다녀왔다. 일본에는 몇개의 성이 남아져 있는데 대부분이 재건축되어졌다. 하지만 마쯔야마 성은 예전 그대로 보존되어왔다. 성에 올라가니 확 트인 마쯔야마의 시내가 한눈에 다 보였다.


드디어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장소로 이동! 그곳은 바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일본의 감동적인 애니메이션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도고온천이다. 온천을 매우 좋아하는 나에게 도고오천 방문은 매우 영광적인 일로, 오기 전부터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도고온천의 모습은 매우 멋졌다. 영화에서 보았을때도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실제로 보니 그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니 천황의 가족이 사용했던 특별온천도 견학 할 수 있었다. 요즘의 온천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고 그다지 특별하다고 생각 될 만한 것은 없었으나, ‘가장 오래된 온천 ’이라는 점 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만족 할 수 있었다.


다음날은 안타깝게도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시마나미 카이도(가도)를 자전거로 건널 예정이였으나 우리는 결국 버스로 이동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에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추워서 빨리 오늘의 목적지인 히로시마에 가고 싶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비 속의 시마나미 카이도도 나름대로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 약간 로맨틱하다고나 할까.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버스를 갈아타려고 기다리는 동안 귤도 먹고, 몸을 따뜻히 하기위해 우동도 먹고, 기억에 남기기 위하여 우산과 함께 사진도 찍고…아름다운 시마나미 카이도는 볼 수 없었지만 비와 구름속에 희미하게 보였던 풍경도 나쁘지 않았다.



버스를 몇 번이고 갈아타며 도착한 곳은 코산지. 오사카의 철관 제조회사를 경영했던 코산은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직접 이 절을 짓기 시작하였다. 이 절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감사의 마음을 담은 ‘어머니의 절’로 잘 알려져있다. 코산지는 다른 절과 다른 분위기였다. 일단 화려한 색이 눈에 띄었고, 마치 세계의 여러 절들의 특징을 모아둔 느낌이었다. 나는 순간 코산은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하여 멋진 것들만 모아두고 싶은게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점 발견! 그건 바로 지옥의 터널이였다. 이 터널은 굉장히 깊고 길었는데, 안에는 지옥에 관한 그림과 귀신의 모형이 놓여져 있었다. 또한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불상들과 연못도 있엇다. 왜 이런 긴 터널은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많은 불상들을 옮겨 놓았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혹시 부모를 중요하게 여겼던 코산은 이 지옥 터널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부모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지옥에 가게 된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던것은 아닐까. 그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절이였다.


코산지에서 한시간 정도 배를 타고, 내린 곳에서 또 기차를 타고 1시간. 드디어 히로시마에 도착하였다. 히로시마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두운 밤이였다. 우리는 히로시마의 명물 오코노미야키를 배 불리 먹고, 내일은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도하며 피곤한 몸을 숙소로옮겼다.


히로시마라고 하면 나는 예전에 교과서에서 본 원폭돔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려진다. 히로시마 평화 기념 공원에 도착하니 그 원폭돔이 보였다. 구부러진 철조물과 형태를 알아 볼 수 없게 된 전쟁의 잔여물들은 그 당시의 고통과 슬픔을 그대로 머금고 있엇다. 제 2차대천 말기 1945년8월6일, 미국은 일본의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에 원자폭탄을 투하하였다. 이것은 실전에서 사용된 세계최초의 핵무기에 의한 도시공격이였고, 도시를 대상으로 한 폭격으로는 역상 최대급의 규모였다. 이 폭탄 한 발에 의하여 시외지는 궤멸 되었고, 일반시민 수만명이 사망하였다. 아침 일찍부터 방문한 히로시마 평화 기념 자료관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원폭의 피해는 바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몇십년이 지나고 나서 부터 보여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실제 피해를 입은 사람의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하여 나는 말로만 듣던 전쟁의 슬픔과 고통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이 찾아간 곳은 미야지마.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이쯔쿠지마 신사는 너무도 희안해서 항상 가보고 싶었던 곳 중에 한 곳이었다. 그 수수께끼의 진실은 조수 간만에 의하여 나타나는 현상이였다. 이렇게 조수 간만에 의하여 모습이 달라지는 바다를 이용한 기상천외의 발상은 잘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 한가지 놀란 점은 이 신사는 바다 물에 항상 접하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깨끗하였다. 나중에 알게 된 점인데, 이 성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존하기 위하여 매일 청소를 한다고 한다. 역시 세계유산이 될 만 하다.




여행을 할 때에는 항상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이번 3일간의 여행 역시 매우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그러나 여행은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우리에게 남겨준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수 많은 기억들은 내 기억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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